2009년3월6일 독신자 클럽 운영
페이지 정보

본문

1990년대 후반 홀로 된 노인들 사이 미팅을 주선하는 이벤트가 붐을 이룬 적이 있다. 고독한 노년들에게 서로 의지할 동반을 만들어 새 삶을 선사하려는 시도였으나 일회성 행사로 성사되는 커플이 적었다. 아직 이 사회에선 연애는 젊은이만의 것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다수다.
전주시 양지노인복지관 이성욱 복지팀장은 "노년의 이성교제 문화가 형성되지 않은 가운데 가족들의 따가운 시선과 재혼에 따르는 부담들이 교제를 가로막고 있다"고 말한다.
양지노인복지관이 작년 12월 개설한 노인성상담센터가 약 3개월 과정으로 독신 노년들을 위한 이성교제 스쿨을 연다. 두근두근 독신자 클럽이란 프로그램으로 남·녀 노인 각 20명을 회원으로 접수받고 있다. 3월 27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전 11차례에 걸쳐 강의와 레크리에이션, 미팅 등을 이어간다.
강의에선 임정남 한국노인성연구소장, 문호범 목사 등 전문가가 강사로 나서 노년에게 당당히 이성 친구를 사귀라고 권유한다. 이성교제에 필요한 대화법과 에티켓에서 재혼에 고려해야 할 요소들까지 일러준다. 서먹했던 노인들은 자기 소개와 대화, 함께 나누는 웃음, 가벼운 신체 접촉을 수반하는 레크리에이션, 야외활동 등을 통해 마음의 문을 열어간다.
신세대처럼 문자 메시지와 사진 전송으로 서로의 뜻을 전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 활용교육 시간도 마련했다. 노인성상담센터는 3개월 동안 신뢰를 구축해가면서 두 차례의 미팅을 통해 서로가 최종 선택한 커플들을 마지막 야외 나들이에 모신다.
센터는 고령화사회를 맞아 갈수록 심각해지는 노년의 성 문제를 풀기 위한 해법의 하나로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영길 복지관장은 "노인 이성교제 마당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 건전하고 행복한 노년의 삶을 가꾸게 하고, 사회에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센터는 이번 프로그램 진행이 스토킹 등 만약의 사고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밝힌다. 센터는 그래서 회원을 접수하면서 서약부터 받고 있다. 자신과 주변을 솔직히 밝히고, 에티켓을 지키며, 상대의 의사에 반하는 표현을 하지 않는다는 등 서약이다. 친구가 되기까진 서로의 전화번호를 일러주지 않는다는 규칙도 포함됐다.
센터는 이번 프로그램의 목표가 재혼 중매가 아니라 노년의 삶의 질 제고에 있다고 강조한다. 적지 않은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매년 두 차례씩 이 프로그램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다.
- 이전글2009년 3월13일 노년 성문제 전담상담원 양성교육 00.01.01
- 다음글2009년 2월 20일 고개든 노인들의 아우性 00.01.0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