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NO 청춘-아름다운 노년]시조 배우는 권태성씨
페이지 정보

본문

"젊은 시절부터 우리나라 고유문화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지만,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면서 세상을 살기는 어렵잖아요. 그래도 느지막한 나이에 배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행복하지요."
시조를 배운지 1년여 만에 전국시조경창대회에 출전, 을부(평시조)와 갑부(사설시조) 장원을 차지하며 실력을 입증 받은 권태성씨(71)의 시조사랑은 각별하다.
30여 년간 교육공무원으로 활동한 권씨는 민족의 정서를 담고 있는 시조를 지난해 2월 전주 양지노인복지관 시조반에 등록하면서 정식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시조는 꾸준히 연습하고 다듬어야 실력을 키울 수 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당초 계획보다 늦게 시작했습니다."
권씨는 남들보다 뒤늦게 시작했지만 부담감은 없었다. 잘해야겠다는 욕심보다 우리 것을 배우고 알려야겠다는 일념하나로 시조를 접했기 때문이다.
차근차근 기초부터 시조를 배우기 시작한 권씨는 지난해 11월에 열린 세종대상 전국 시조 경창대회 일반을부(평시조) 장원을 차지하며 입문했다.
"내가 이 일을 해낼 수 있을 까가 아닌 한번 도전해보자라는 자신감을 갖고 꾸준히 연습했어요. 박자도 모르고 음치였지만 노력의 성과가 나타나더라고요."
권씨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시조를 꾸준히 연습했다.
"운전하면서도 중얼거리고, 책을 읽으면서도 중얼거리고 바람과 물, 숲이 어우러진 계곡에서도 중얼거렸죠. 시조는 혼자 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거든요."
그 간의 노력으로 권씨는 지난 18일 전남 구례에서 열린 제22회 전국 시조 경창대회 갑부(사설시조) 장원을 거머줬다.
"명창들 앞에서 내세울만한 큰 상은 아니지만,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타나 스스로 대견스럽고 뿌듯했어요. 손자 손녀들에게 우리 할아버지 최고라는 말을 들을 때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지요."
권씨는 현재 갑부 장원의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특부(남여 질음창) 장원에 도전하기 위해 연습에 한창이다.
"최고 명창이 되겠다는 욕심보다는 현재 배우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고 싶어요. 노력하다보면 언젠가는 조금씩 위로 올라가겠죠. 또 욕심이 과하면 화를 부른다고 조바심을 갖고 하면 엉망진창 꼬일 것 같아요."
그는 노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다 준 시조가 건강까지 지켜준다며 시조 예찬론을 펼쳤다.
"시조의 장점은 무궁무진한데 그 중 몇 가지만 말하자면 심장과 폐기능이 강화되고 치매 예방에 대단한 효과가 있어요. 또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 각종 암 예방은 물론, 머리가 맑아지고 감기예방에도 도움이 돼요."
권씨의 시조 자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정서순화에 큰 도움은 물론, 옛 것을 알면서 새로운 것도 알아갈 수 있는 민족문학이라며 연령대와 성별은 전혀 상관없다고 말했다.
"배우면 배울수록 빠져들고 재미있는 것이 시조라고 생각해요. 시조는 어렵다라는 편견을 버리고 많은 사람들이 접하면 좋겠어요."
![]() |
시조를 좋아하는 만큼이나 아쉬운 점도 있다.
"우리의 소리, 민족의 소리인 시조가 활성화됐으면 좋겠어요. 시조를 가르치는 곳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있는 곳마저 없애려고 해요."
그는 또 "시조는 다른 민족시보다 우수한 형식을 갖추고 있고 가장 독창적인 고유문화다"면서 "고급문화로 계승 발전시켜야 할 소중한 유산이다"고 말했다.
- 이전글양지노인복지관 어버이날 효잔치 장수야 만수가자 10.05.07
- 다음글전주 효자2동 새마을부녀회 양지노인복지관 봉사활동 10.04.3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