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16일 양지노인복지관 노인성상담센터 문의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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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는 정년이 없다 노인 성 상담 줄이어
A(72·전주시)씨는 부인이 성관계를 거부하면서 고민에 빠졌다. 자녀들을 모두 결혼시키고 부인과 단 둘이 살면서 경제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지만 부인에게 성관계를 요구하면 “남세스럽다”는 이유로 거절하면서다. A씨는 어쩔 수 없이 혼자서 성 욕구를 해소해왔고 이어 성상담까지 받았다.
부인이 죽고 홀로산지 10년이 된 B(66·임실군)씨는 성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속칭 ‘박카스 아줌마’를 만나 여관에 간 적도 있다. 혼자살기 외롭고, 쓸쓸한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성욕구를 해결하는 것이 힘들었다며 성상담을 받는 자리에서 말했다.
남원에 살고 있는 C(여·67)씨는 남편이 일주일에 2∼3번씩 성관계를 요구하지만 성관계시 통증과 창피해서 기피하고 있다며, 성상담을 했다.
지난해 12월 노인성상담센터를 개소한 이후 전주시 효자동 양지노인복지관에서 접수된 사례들이다.
노인들에 있어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성관계와 관련된 것이지만 이를 해결해주거나 상담해줄 마땅한 ‘창구’가 없었던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 최초로 노인성상담센터가 개소되면서 노인 성상담이 줄을 잇고 있다.
15일 양지노인복지회관에 따르면 성 상담센터를 개소한 이후 이달 12일까지 모두 57건의 성 상담이 이어졌다. 혼자 사는 노인들의 성상담 문의가 34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부간 성생활 갈등 11건, 기타 5건 등이다. 성 상담은 남성이 44명으로 여성 6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복지관 관계자는 “성 상담을 해보면 노인들이 성에 대해 얼마나 열정적이고 관심이 많은지 세삼 깨닫게 된다”며 “도내는 물론 타 지역에서도 전화로 성 상담을 해오는 노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국내 박사학위 논문 ‘노인의 성생활 실태 및 만족도에 관한 연구’에서도 50.6%가 성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사회적인 편견과는 달리 많은 노인들이 활발한 성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노년기의 성적 관심과 성적 행위는 부도덕하다’는 잘못된 인식전환이 필요하고 노인들도 건전한 성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양지노인복지관 배영희 과장은 “노인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건강과 성생활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마련”이라며 “노인복지 프로그램 등의 개발로 노인들의 건전한 이성교제를 유도하고, 무엇보다 ‘노인들은 성생활이 필요 없다’는 잘못된 사회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종진 기자 wlswjd@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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